
[최석원 이코노미스트] 3월31일부로 국내 증시 역사상 최장 기간 중단됐던 공토토 꽁머니가 전면 재개됐다. 특히 이번 공토토 꽁머니 중단과 재개는 과거 동일한 제도 하에서의 기계적 중단과 재개가 아닌,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고 투자자 신뢰를 다시 구축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보완을 목표로 한 것으로, 증시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공토토 꽁머니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입해 토토 꽁머니하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되사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일부 찬반에도 불구하고 공토토 꽁머니가 가격 거품을 억제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기본적 인식 하에 투명하게 제도화돼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공토토 꽁머니가 불가능한 증시는 불완전한 시장이기 때문에 선진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공토토 꽁머니 제도의 역사는 제법 길다. 현재와 똑 같은 제도는 아니지만, 1960년대 대주 제도 도입으로 투자자들의 제한적 공토토 꽁머니가 이뤄질 수 있었고, 1990년대 중반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대차거래가 허용되면서 현대적 공토토 꽁머니 제도가 제도권에 편입되었던 것이다. 금융위기 등 다양한 이벤트 하에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경험이 있지만, 어쨌든 30년간 공토토 꽁머니를 본격적인 제도로서 운영해 왔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공토토 꽁머니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공토토 꽁머니에 대한 불신이 구조적으로 형성되어 왔고, 그 뿌리가 매우 깊은 상황이다. 특별한 기준이 없는 반복적인 중단과 재개로 제도 운영의 일관성이 훼손된 점도 문제였지만, 그와 함께 국내 공토토 꽁머니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적인 행위가 나타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상의 허점, 불법 행위에 대한 미온적인 처벌 수위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실질적인 위험으로 작동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실제 구조를 보더라도 이 같은 불신에는 근거가 있었다. 과거 제도상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에 비해 폭넓은 대차거래 접근성과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 공토토 꽁머니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는 종목 제한, 높은 담보 비율, 짧은 상환 기한이라는 제약 속에서 제한적으로 공토토 꽁머니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정보 비대칭과 반복적인 불법 공토토 꽁머니 등의 문제와 어우려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낳았다. 여기에 2018년 외국계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토토 꽁머니 사태에 대한 미온적 처벌은 제도의 공정성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고,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본격적인 불만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추진된 이번 공토토 꽁머니 재개는 제도적 신뢰 회복을 위한 여러 개선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일단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한국거래소가 구축한 공토토 꽁머니 중앙감시 시스템(NSDS, Naked Short-selling Detecting System)이라고 할 수 있다.
NSDS는 각 증권사와 투자기관의 보유 잔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여 공토토 꽁머니 주문 시 차입 여부를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인데, 이를 통해 단순한 사후 감시를 넘어 실시간 검증이라는 질적 전환으로 무차입 공토토 꽁머니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정책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 초 정책당국은 이 시스템으로 기존 무차입 공토토 꽁머니 사례의 99%를 걸러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래 조건 또한 형평성을 고려해 정비됐다. 이전 제도 하에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대차거래를 통해 사실상 무기한 상환이 가능한 구조였고, 담보 비율도 105% 수준으로 비교적 여유로웠지만, 개인 투자자는 대주 거래에 의존해야 했고, 상환 기간은 보통 60일 이내, 담보 비율은 120% 이상으로 책정되어 한결 불리했다(담보비율이 높을수록 주식 차입에 대한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서는 기관과 개인 모두 담보 비율을 105%로 통일했고, 상환 기간도 기본 90일로 맞춰 적어도 형식적인 측면에서라도 형평성이 확보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불법 공토토 꽁머니에 대한 무른 처벌도 이전보다 강화됐다. 과거에는 무차입 공토토 꽁머니가 적발되더라도 크지 않은 수준의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반복적인 위반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제도 개편에서는 부당이득의 4~6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위반 규모가 크거나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토토 꽁머니 제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거래 조건 측면에서 증권회사가 실제 제도를 운영할 때 차별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물론 정책당국은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불합리한 차별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일 것이고, 한국거래소도 주문 처리 이력과 조건 차이를 모니터링해 운영상의 차별 행위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점들이 확인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NSDS의 기술적 완성도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시스템이 실시간 감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오류나 시스템 부하 상황에서 무차입 공토토 꽁머니 주문이 감지되지 않을 가능성, 미등록 계좌를 이용한 비정상적 접근 시도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가 어느 정도까지 작동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남아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소형 증권사의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도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NSDS의 중장기적 개선 과제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스템은 실시간 점검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사전 사후 감시 기능이 더 확장되어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 때문인지 공토토 꽁머니 재개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며칠 간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고, 앞으로도 일정 기간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개선된 제도 발표 이후에 각종 증권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공토토 꽁머니 재개 이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주장과 일부 업종의 경우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되돌릴 수 없는 공토토 꽁머니 재개
그러나이미 공토토 꽁머니 재개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약속되어 있는 상황이고, 되돌려서는 안된다. 그 보다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를 중장기적인 시장 신뢰 회복, 효율성 증진의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일단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떄문이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우리 증시가 선진국 증시로 평가받는 것은 고질적인 저평가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MSCI는 우리 정책 당국의 공토토 꽁머니 중지 조치를 시장 접근성 저해 요인으로 판단해 왔다. 실제로 이번 공토토 꽁머니 재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라는 전략적 목표와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시장 접근성이 좋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공정한 공토토 꽁머니 제도가 잘 안착되면 국내 자본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공토토 꽁머니는 주가의 과도한 상승, 즉 내재 가치보다 너무 높은 수준까지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을 내포한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대형주 쏠림이 심한 국내 시장에서 공토토 꽁머니가 과열 종목에 대한 경고 장치로 기능하며 가격 발견 기능을 회복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NSDS뿐 아니라 최종 단계에서 고객에 대응해야 하는 개별 증권사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운영과 제재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해 실제 제도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은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신이 사라질 때까지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공토토 꽁머니 과열종목 지정이나, 잔고 공시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즉,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이라는 공토토 꽁머니의 본래 목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감독 시스템의 정기적 점검과 유연한 제도 운용이 필수라는 얘기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다 더 예측 가능하고 신뢰성 있게 공토토 꽁머니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잦은 중단과 재개, 솜방망이 처벌은 이를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것들이다.
오랜만의 공토토 꽁머니 재개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대응을 요구한다. 단기적으로 과열 종목이나 고평가된 종목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량 기업이나 저평가 종목의 가격 하락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제도에 대한 이해와 리서치를 통해 공토토 꽁머니를 직접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공토토 꽁머니 재개에 과민 반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업의 펀더멘털 분석과 분산 투자 원칙, 새로운 기법의 습득과 활용을 기반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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