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눈독 들이는 시중銀...'1거래소-1토토 가입머니' 관행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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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눈독 들이는 시중銀...'1거래소-1토토 가입머니' 관행 깰까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5.04.14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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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업비트 독점 깨야 고객 선택권 넓어져"
속내는 거래소 제휴로 저원가성 예금조달 목적
비이자수익과 청년·법인 고객 확보도 가능
당초 업비트 제휴 노렸지만...'1거래소-n토토 가입머니'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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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토토 가입머니 본사. 사진=각사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가상자산 거래소와 손잡기 위한 토토 가입머니권의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거래소 점유율 1위인 업비트를 케이뱅크가 독점하고 있는 관행을 깨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거래소가 여러 토토 가입머니과 제휴할 수 있도록 해 고객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속내는 거래소와제휴로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점을 나눠 갖자는 얘기다.

14일 기준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KB국민토토 가입머니은 빗썸과, 신한토토 가입머니은 코빗과,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원화 입출금계좌를 연동 중이다.24시간 거래대금은 업비트가 10억2388만달러(1조4516억원)로 1위다. 2위 빗썸은 8억597만달러(1조1427억원), 3위 코인원은 7647만달러(1084억원), 4위 코빗은 1712만달러(242억달러)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난 2021년 특정금융정보거래법 시행에 따라 원화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토토 가입머니과 제휴를 맺고 실명인증 계좌를 발급받아야 한다. 실명인증 계좌로 거래소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금세탁 등의 범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토토 가입머니과 거래소가 일대일로 제휴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자금 세탁을 우려하는 당국의 의지에 따라 관행적으로 굳은‘그림자 규제’일 뿐이다. 거래소와 제휴하지 못한 토토 가입머니들은 이 관행이 깨지길 원한다.

지난 9일 정진완 우리토토 가입머니장은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1토토 가입머니-1거래소 체제는 가상자산 거래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토토 가입머니과 거래소 제휴가 다양해질 수 있도록 확대해달라"고 건의했다. 앞서 지난 2월부터는 업비트가 제휴 토토 가입머니을 하나토토 가입머니으로 바꾼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토토 가입머니
업비트(위)와 빗썸 로고. 사진=연합뉴스

토토 가입머니이거래소와제휴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셋이다. ▲저원가성 예금조달(요구불예금) ▲비이자수익 확보▲청년·법인고객 유치다.

거래소가 토토 가입머니에 보관한 예치금은 요구불예금으로 분류된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예금자의 청구가 있다면 언제든 지급해야 하는 돈이라 금리가낮다. 토토 가입머니은 적은 이자를 주고 예금을 많이 유치할수록 예대마진을 확대해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월 기준 5대 거래소가 토토 가입머니에 보관한 고객예치금은 10조6561억원이다. 전년 1월 5조2154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KB국민토토 가입머니은 빗썸과 제휴한 후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가 급증했다. 지난 1월 1~10일 5564좌였던 KB국민토토 가입머니의 일평균 신규 요구불예금 계좌 수는 1월 20~31일2만1182좌로 네 배 가량 뛰었다. 1월 20일은 빗썸이 KB국민토토 가입머니 계좌사전등록을 시작한 날이다.

이어 2월 3~7일1만3452좌, 10~14일1만1105좌, 17~21일1만1298좌, 24~28일1만4832좌였다.

거래소와의 제휴는 '이자 장사' 비판에 직면한토토 가입머니이 비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토토 가입머니은 거래소로 돈이 출금될 때와 거래소에서 돈이 입금될 때 마다 입출금 수수료를 얻는다.케이뱅크는업비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로 지난해 총 179억원의 펌뱅킹 수수료를 받았다.

향후 이 수수료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법인들의 거래소 계좌개설을 허용키로 하면서다.토토 가입머니 입장에서는 개인 고객보다 자금운용 규모가훨씬 큰 법인 고객을 대거 끌어올 기회다.인터넷토토 가입머니 대비 고객 연령대가 높은 시중토토 가입머니이 2030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거래소와의 제휴는 필수다.

업비트와 케이뱅크는 오는 10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 중이다. 양사가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이전까지업비트와 케이뱅크는 3년 단위로 계약해 왔다. 그런데 토토 가입머니은 1년에 한번 거래소에 대한 위험평가를 실시하면서 계약 주기와위험평가 주기가 어긋났다"며 "재계약할 때마다 위험평가도 함께 하자고 양측이 합의하면서 1년 재계약으로 바뀐 것이다. 제휴 토토 가입머니 변경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제휴 거래소가 없는 하나토토 가입머니과 우리토토 가입머니 입장에서는 업비트가 놓칠 수 없는 대어이기 때문에 '1거래소-n토토 가입머니'으로 뱡향을 틀었다는 설명이다.

토토 가입머니
금융위원회 깃발과 태극기. 사진=연합뉴스

'1거래소-n토토 가입머니' 제도의 시행은결국 금융당국 결정에 달렸다. 문제는토토 가입머니, 거래소별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없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토토 가입머니연합회가 사원토토 가입머니을 대상으로 ‘1거래소-n토토 가입머니' 체제의 찬반 여부를 물었다”며 “이때 업비트·빗썸과 제휴한 케이뱅크와 KB국민토토 가입머니에서는 본인들 몫이 줄어들까 반대했고 여타 토토 가입머니들은 찬성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비슷한 시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에서도 거래소들에게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돌렸다”며 “여기서도 업비트와 빗썸 측은 긍정적이었지만, 규모가 작은 거래소 쪽에서는 ‘과연 시중토토 가입머니이 업비트·빗썸 말고 우리를 택할까?’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고 말했다.

각 거래소와 토토 가입머니별로 입장이 통일되지 않은 것이다. 이 상황에서 당국이 ‘1거래소-1토토 가입머니’ 관행을 지속할 것인지, 타파할 것인지를 결정했다가는 어느 한쪽 편을 들어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결국 공은 오는 6월 대선으로 넘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행정부 소속이다보니 대선 승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기조가 크게 바뀐다"며 "지금으로선 각 당의 가상자산 공약을 주시하면서 거래소-토토 가입머니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고민 중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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