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AI 격변의 시대, 토토사이트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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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AI 격변의 시대, 토토사이트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창업자
  • 권상집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 승인 2025.04.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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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이트

[권상집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토토사이트의 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2019년 6월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언론에서 화제를 모을 정도로 그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도, 강조하지도 않는다. 2019년 그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며 은둔의 자세를 유지했다.

6년 전, 심포지엄에서 그가 방점을 찍은 메시지가 또 하나 있었다. 그는 토토사이트를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6년 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한 이해진 토토사이트 의장은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 25년간 견뎌오고 살아온 회사”라며 토토사이트의 강인한 생명력을 재차 언급했다.

토토사이트의 위기를 체감한 이해진 의장

2021년 코로나 시기, 카카오가 시가총액에서 토토사이트를 누르고 고속 성장할 때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가 정기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자 언론뿐 아니라 IT업계의 관심은 모두 이해진 의장의 메시지를 향해 쏠려 있었다. 같은 날 열린 카카오의 주총이 다음 분사, 김범수 창업자의 건강 등으로 조용히 지나간 것과 대비된 모습이다.

이해진 의장은 환경 변화에도 굳건히 살아남고 성장을 지속한 토토사이트를 늘 아끼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번 주총에서도 그는 인터넷에서 모바일 등 환경의 파고를 넘겨 글로벌 빅테크와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토토사이트의 투지를 화두로 꺼냈다. AI 시대를 맞이해도 토토사이트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의 메시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일단, 토토사이트의 경쟁 상대는 어디일까? 이를 알기 위해선 토토사이트의 주력 사업을 살펴봐야 한다. 토토사이트의 핵심은 검색광고와 이커머스. 토토사이트의 총 매출액은 2024년 10조원을 넘었다. 이중, 검색광고에서 4조, 이커머스에서 3조 가까운 돈을 벌었다. 그렇다면 두 사업 분야에서 토토사이트는 국내외 최강자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커머스를 먼저 보자. 최수연 대표가 2022년 토토사이트의 CEO가 되기 전까지 토토사이트는 쇼핑 회사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커머스는 토토사이트쇼핑이 좌우한다는 게 업계 상식으로 통했지만 쿠팡이 홀연히 등장, 롯데 및 신세계 등 전통의 기업부터 토토사이트쇼핑까지 격침시켰다. 참고로, 지난해 쿠팡은 매출 40조원의 벽까지 넘었다.

검색으로 눈을 돌려보자. 요즘은 대학생도 과제와 리포트 제출을 위해 토토사이트에서 검색하지 않는다. 챗GPT, 퍼플렉시티 등 신흥 AI가 구글과 토토사이트 검색창을 대체했다. 기대가 없었던 건 아니다. 중국의 딥시크가 RI 모델을 만들어내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지만 토토사이트 주가는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AI가 자본력 싸움이라고 믿었던 종교적 믿음이 흔들리자 토토사이트도 AI 격전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토토사이트가 한국의 딥시크가 되긴 역부족이다. 기술력, 인프라, 네트워크에서 국내 대기업은 미국, 중국을 따라갈 수 없다. 토토사이트가 마주한 제2의 위기를 이해진 의장이 체감한 순간이다.

이해진 토토사이트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해진 토토사이트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해진 의장이 꺼낸 AI 다양성, 고객의 기호를 읽어라

다시 이해진 의장의 메시지로 돌아가자. 이해진 의장은 AI 다양성을 언급하며 ‘온서비스 AI’를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 최수연 토토사이트 대표로부터 나왔다. 토토사이트의 커머스 데이터를 토대로 한 차별화된 AI 에이전트 수립. 커머스 영역에서 가장 뾰족하게, 제일 좋은 모습을 토토사이트가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의 딥시크처럼 혁신적인 AI를 전면에 내세우진 못하더라도 AI 기술을 활용, 토토사이트의 커머스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겠다는 것이 이해진 의장의 목표다. 특정 콘텐츠를 시청한 사용자에게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듯이 고객의 선호도를 정확히 읽어내 AI가 제품과 상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토토사이트의 검색 상대는 이제 구글이 아니다. 생성형 AI가 검색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면 토토사이트의 검색광고 수입은 줄어들 게 확실하다. 커머스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토토사이트가 노력하는 이유다. 물론, 해당 기술력이 진입장벽을 쌓을 정도로 높진 않기에 당연히 이커머스 기업들이 유사 방식을 단기간에 차용할 가능성이 크다.

토토사이트는 이를 감안, 현대자동차 및 미래에셋 등과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진 의장이 가리킨 AI 다양성은 사실 토토사이트 서비스에 AI를 도입, 다방면의 서비스 영역을 헤쳐 나가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역량 강화에 뛰어든다면 토토사이트는 AI를 통해 서비스 구석구석에 침투하겠다는 후방 전략을 세운 셈이다.

최근 오픈 AI가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로 다시 챗GPT 신드롬을 이끌어내며 생성형 AI의 선도 기업임을 자랑했다. 토토사이트는 지브리 스타일을 만들지 못하지만 고객의 기호와 선호도 파악은 누구보다 빠르다. 인터넷에서 모바일, AI로 IT 패러다임은 계속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이해진 의장과 토토사이트의 투지는 더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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